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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4

해안침식 주범은 해안도로다

김인호·강원대 건설방재공학과 교수

최근 동·서·남해안 모든 곳에서 해안침식(海岸浸蝕)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원인은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적인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 해역환경이 바뀌어 해안선이 후퇴하는 것이다.

인위적인 원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과거 산업활동을 위해 불가피하게 설치된 항만과 어항 시설물 등이 파랑의 흐름을 변화시켰다면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건설하는 해안도로가 새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분별한 해안 난개발은 지자체의 선거공약과 맞물려 해안침식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사방댐 같은 하천 수공구조물이 하천 모래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모래 수지에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으며 해사(海沙) 채취나 잘못된 해안침식 방지시설도 침식의 원인이 되고 있다. 국토보전이라는 차원에서 해안침식 문제는 중대한 문제다. 최근 FTA 등 국가 간의 협약으로 어업권이 제한되고 해역환경의 변화로 어족자원이 고갈돼 어업 종사자들과 해안 지역 거주자들에 대한 대체소득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해안선 관리의 중요성은 더 크다.

중앙정부에서는 해안침식에 대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현재 1차 연안정비계획을 마무리하면서 2차 연안정비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2차 연안정비계획에서는 1차연도와는 달리 열악한 지방재정을 고려해 국가 분담률을 상향조정하고 있다. 국민건강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공간으로서의 중요성까지 생각한다면 국가가 분담하는 비율을 더 높이더라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해안침식 방지사업에 대해 전문가와 업체들이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일선 공무원들도 노력하고 있지만 더 효율적인 관리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우선 해안관리의 행정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 현재 해안관광을 위한 해안도로건설은 건설과에서, 태풍이나 너울성 파도와 같은 고파랑에 의한 재해가 발생했을 때 응급복구는 재난관리과가 맡고 있다. 그런데 평상시의 해안선 관리는 해양수산과에서 수행한다. 이래서는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기 힘들다. 해안침식이 발생해서 긴급자금이 투입되었을 경우 짧은 회계년도 내에 집행해야만 한다. 해안침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원인 규명 없이 집행해야만 하는 경우 국가적인 예산낭비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력 : 2009.03.07 02:59 / 수정 : 2009.03.0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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